DirTy™의 주저리주저리/DirTy™의 혼잣말

일본 전자기업의 끝없는 몰락...

DirTy™ 2015. 12. 15. 14:46

- 산요전기 -

일본에서 3년이나 넘게 다녀 추억속에 존재하고 있는 산요전기.

산요전기는 일본 전자산업의 몰락의 기점이라고 해도 될것같다.

 

지금의 10, 20대들은 잘 모르는 메이커 일것 같다.

혹은 에네루프라는 충전지 메이커 정도로 알고있을 일본의 대표 메이커다.

 

유독 산요전기에서 일을 할때 삼성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1969년에 삼성전자와 합작으로 국내에

삼성산요전기를 세웠었다고 한다. 삼성산요전기는 산요전기에서 배운 기술을 바탕으로 1970년 흑백TV를

만들기 시작했다고한다. 1990년대 까지도 삼성에서 산요전기로 연수를 많이 왔다고 사수에게 들었었다.

 

2008년초부터 2011년초까지 군마에있는 산요전기 도쿄제작소에서 일을 하면서 몰락 하는걸 내눈으로 보았다.

2009년 경영악화로 파나소닉이 산요전기의 지분의 약 50%를 인수하면서 산요전기는 파나소닉의 자회사가 되었다.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사무실에 있던 몇몇팀이 통째로 어디론가 사라지는 것도 내눈으로 보았고

당시 분위기는 실로 안좋았던 기억밖에는 없다. 직원들도 다들 긴장하는 눈치였다.

 

현재 산요전기는 수익성 악화로 대부분의 사업에서 철수, 혹은 중국 기업에 매각돼었고 그나마 산요테크노솔루션돗토리가 마지막

자회사 였던것 같은데 이것 마저 인수되어 사실상 없어지는 셈으로 이제 서류상에서도 영원히 사라질 수순이다.

 

 

- 소니 -

소니는 세계적인 전자업체로 가전제품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 가운데 하나였다. TV 제조부문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의 뒤를 이은 세계 3위,

반도체 판매 부문에서는 세계 20위권에 포함된다. 도쿄,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기업이고 현재 직원 수도 대략 15만명이나 되는 초 거대기업이다.

 

이러한 소니도 최근 수년간 계속된 적자에 맥을 못추고 결국 부동산 자산 매각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PC사업부를 매각

TV사업부는 아예 분사 시켜버렸다. 이후 스마트폰으로 반짝 반등 하는 것 처럼 보였으나 끝내 중국 시장 공략에 실패하면서

모바일 사업 철수설에도 시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지금의 소니를 있게한 소니의 '워크맨'으로 대표되는 음향기기 사업부마저 분사한다는 소문도 돈다.

뭐 이건 당연한 선택인듯. 현재 시장에서 mp3기기 같은 제품으로는 과거의 '워크맨'의 영광을 기대하기는 너무 어렵다.

 

소니는 다른사업은 다 힘들고 현재 게임사업(플레이스테이션)과 카메라 사업을 중심으로 조직을 재정비 하고 있는 분위기다.

소니가 세계 1위를 휩쓸던 시절에 게임기나 카메라에 이렇게까지 매달릴 줄은 몰랐을 테지? 세상사 격세지감이다.

 

 

- 샤프 -

샤프는 이그조(IGZO) 기술로 대표되는 LCD 디스플레이 기술을 보유하며 한 때 최고의 디스플레이 기술 회사를 표방하기도 했지만,

일본 전자업계의 고질병으로 지적되는 ‘지나친 완벽주의’로 인해 생산비용이 증가하는 등 수익성 악화의 칼날을 비껴가진 못했다.

 

구조조정에 나선 샤프는 태양전지를 생산하는 사카이 공장을 매각하고,

발광다이오드(LED)를 생산하는 미하라 공장 전체와 센서를 제조하는 후쿠야마 공장 일부를 폐쇄하였다고 한다.

TV 생산기지도 축소, 말레이시아 공장은 대규모 해고와 함께 라인 매각을 추진, 멕시코 공장도 매각되었다고 한다.

유럽에 이어 호주에서도 판매를 전면 중단할 계획이라고 한다.

 

대신 중국 난징 공장을 유지하고, 일본 토치기 공장의 생산능력을 늘려 일본, 중국 시장에만 집중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원감축도 불가피 하여 올해 9월30일자로 3200명(일본직원의 15%)을 희망퇴직이라는 명분하에 내보냈다.

또 90년동안 사용하던 오사카 본사토지와 건물까지 매각 한다고 발표했다.

 

 

- 도시바 -

도시바는 사업이 힘든지 어쩐지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2008년부터 지난 7년간 부정회계를 통해 2248억엔(약 2조이상)의 이익을

부풀려 경영진이 대거 교체되고 일본 증권거래등감시위원회로부터 과징금 73억엔을 부과 받았다.

 

이에따라 도시바가 14일 가전제품 사업 이나 텔레비전 사업에서 최대 7000명 정도를 희망퇴직 등의

방법으로 인원을 감축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도시바는 텔레비전이나 컴퓨터를 개발하는 도쿄도 오메시의 직원을 대폭 축소하는 등 직원 감축을 통한 인건비 절감에 나선것이다.
도시바는 가전제품과 텔레비전 생산 해외 공장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는 등 꽤 많은 사업을 정리 중이다.

 

앞서 도시바는 디지털 카메라 등에 사용하는 화상센서를 생산하는 오이타공장을 소니에 190억엔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이와 동시에 도시바 직원 약 1100명도 올해 안에 소니로 전적하기로 했다.

소니도 힘들어 죽겠는데 카메라쪽은 키우려고 하는게 여실히 느껴진다. 1100명이나 소니로 전적 하다니...

 

 

- 파나소닉 -

괜찮아 보이던 파나소닉 마저도 구조조정에 시달려야 했다.

산요를 인수할때 까지는 괜찮아 보였고 또 다방면으로 사세확장을 위해 인수를 하였지만 세계 경제위기와 맞물려

가전 사업 전체가 위기에 봉착, 공격적인 사세확장이 독이 되어 돌아왔다.

 

결국 중국업체인 하이얼에 파나소닉 가전사업 계열사를 매각 했고 그나마 남아있던 산요테크노솔루션돗토리를 매각했다.

2011년 한 해 동안 7800억엔(약 8조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고, 2012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아 7650억엔(약 7조8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년 동안 발생한 적자액은 지난 20년간 파나소닉이 벌어들인 순이익과 비슷했다.(어마어마한 적자...)

 

다행히 최근 실리콘벨리의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파나소닉의 범용 리튬이온전지를 대량으로 사들이며 매출을 견인해 주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법은 되지 못할 거란 전망이다.

 

 

 

위의 누구나 이름만 대도 아는 5개의 대기업을 필두로 그외 일본내의 전자 대기업들은 끝나지 않는위기에 봉착해 있는듯 하다.

이미 국가 신용 등급은 2단계나 떨어져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 되었고, 일본이 자랑하던 전자기업들은 현재 모든 실적면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 전자기업들의 순이익을 합쳐도 한국의 삼성 하나에 밀린 수준인걸 생각해보면 할 말을 잃는다.

 

여기에 일본 반도체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라고 불리어오던 엘피다는 미국의 마이크론에 인수되기에 이르렀다.

현재는 어느 누가 보더라고 일본 전자업계 대표 브랜드의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

일본 전자업계 대표들이 전부 가치 하락을 하는 반면

일본 자동차 업계가 엔저 효과를 등에 업고 브랜드 가치가 전년 대비 대폭 성장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 그래도 나름 일본 산요전기에서 일했어서 그런지 몰락하는 일본 전자기업들을 보면 기분이 썩 좋지않다.

위에서 지적한 일본의 고질병으로 지적되는 ‘지나친 완벽주의’ 및 자기들만의 세상에 가려져 스마트폰 시장에

늦게 진출한 것이 가장 타격이 크지 않았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