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Ty™의 주저리주저리/DirTy™의 백패킹

2019.12.25~27 통영 연화도 우도

DirTy™ 2019. 12. 30. 11:59

오래간만에 혼자서 멀리 떠나본다.

용인으로 이사한 뒤로 혼자서 가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것 같아

25일 심야버스를 타고 통영으로 가본다.

혼자가니 짐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스프리 아트모스 65L 헤드를 떼고

디팩에 짐을 차곡차곡 쌓아서 패킹을 했다. 혹시 추울까 봐 발포매트도 챙겨갔는데 기우였다.

백패킹은 혹시나 병을 고쳐야 무게가 한결 가벼워 진다. 신분당선을 타고 남부터미널로 출발.

11시 반 출발 버스를 탔다. 대략 4시쯤 도착할 줄 알았는데

심야버스라 그런지 3시 쪼금 넘어서 도착했다.

통영버스터미널 도착해서 택시 타고 바로 통영항으로 출발.

내리니 식당하나 연 곳이 없다. 첫배가 아침 6시 반이라 근처 여기저기 돌아다녀 본다.

통영항 근처에 한산대첩 공원이 있다.

2년전에 매물도 갈 적에도 들렀는데 다시 가봤다. 변한 게 없다.

저멀이 불빛이 보여서 걸어가봤는데 아침에 수산물 경매하는 곳이 있었다.

다들 바쁘게 사는걸 보니 더욱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도천동 횟집거리?? 새벽이라 연 곳이 없다.

근처 다니다 보니 24시간 하는 충무김밥집이 있어 거기서 소고기국밥에 충무김밥 1인분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오니 새벽5시경이 되었다. 이때 통영 여객터미널 문을 열어줘서 안에서

앉아서 대기하다 표를 끊었다.

6시반 배를 탔다. 일하시는 분에게 물으니 연화도 까지는 한 시간가량 걸린단다.

배는 거의 전세수준이다. 사람이 없다.

관광안내도를 하나 들고왔는데 섬들은 대부분 안내하는 게 똑같다.

기암괴석이나 해수욕장 또 해산물 먹거리.

사실 생각해보면 섬에서 관광객 끌어들이려면 딱히 이런것 밖에 없다.

근데 또 섬에 가는 사람은 사실 그냥 섬이 좋아서 가는거라 음...

배를 타고 얼마 후 날이 우중충 해지더니 비가 살짝 내린다.

버스에서도 잘 못자고 거의 잠을 못 자서 바로 박지로 생각해 둔 우도로 향한다.

난 우도에서 안내리고 연화도에서 내려 보도교를 건너서 우도까지 슬슬 가기로 했다.

연화도와 우도는 식당도 꽤 많고 매점도 많다고 하여 딱히 먹을것은 안 챙겨 왔고

또 혹시 몰라 육포 조금, 고추참치 캔 하나, 콘수프 하나, 물 500ml 2개를 챙겼는데

정말 안 챙겨갔음 큰일 날 뻔했다.

연화도 선착장 내리자 좌측으로 우도로 들어가는 산책 보도가 있다.

쭉 올라가다 보니 멋진 보도교가 보인다.

바람 많이 부니까 좀 무서웠다 ㅋ

보도교에서 보이는 멋진 풍경.

이 다리를 건너가면 우도로 간다.

우도로 건너와서 큰 마을로 걸어가는 중.

사람 1도 못 봄.

아래 보이는 곳이 우도 선착장인 듯.

근데 난 어차피 트래킹으로 연화도로 다시 돌아갈 거라 가보진 않았다.

큰 마을에 있던 민박집. 여기 숙소 잡고 앞에 선착장 가서 낚시하면 좋을 듯.

작은 마을에 있던 이곳에서 유명한 송도호 민박.

해초비빔밥이 맛있다고 하던데 평일이라 그런지 영업을 안 하시는 듯했다.

카페들도 꽤나 많았다. 성수기에는 그래도 사람이 꽤나 오나보다.

카페도 영업을 하는곳이 단 한곳도 없었다.

박지에 도착하여 비가 와서 빠르게 텐트 설치.

오는 길에 펜션도 있고 텐트 한 동당 3천 원 받는다는 안내문도 보고.

화장실도 있길래 가봤는데 열려있어서 좋았고. 나쁠 것 하나 없는 박지였다.

텐트는 가장 안쪽 나무가 우거진 곳으로 했다.

비가 와도 좀 나은 듯 보였고 움푹 파여 있는 것이 바람이 많이 불어도 돌아 나갈 것 같아

보여 택한 이곳이 정말 신의 한 수였다.

잠도 못 잔 나는 텐트 안에서 그대로 잠이 들어 오후 1시경 배가 고파 깼다.

뭐 다 좋은데 근처 펜션 매점이 닫혀있다. 사장님이 출타하신 듯.

혹시 몰라 가져왔던 육포와 옥수수 수프로 허기를 달래고 오후 5시까지 기다려봤지만

역시나 펜션의 매점은 닫혀있다. 사장님 육지로 나가신 듯.

먹을게 하나도 없어 큰일이다 싶어 송도호 민박으로 부리나케 가봤다.

해 넘어가기 전에 부리나케 다시 간 송도호 민박 식당.

사장님에게 식사되냐고 하니 식사는 안된다고 하고...

그럼 라면이나 햇반은 있냐 물으니 그건 있다 하여 라면 두 개와 햇반 하나

소주 1병 음료 1개 사서 나왔다. 다행이다. 밥은 굶지 않겠다.

그렇게 돌아가서 라면에 밥 말아 소주 한잔 하고 있으니 바람이 미친 듯이 분다. 비도 약간 오고.

날씨를 보니 최대 13ms로 꽤나 바람이 새차게 분다. 밤새 비바람에 잠을 설쳤다. 

그나마 가장 안쪽에 자리를 잘 잡은 탓에 바람소리는 들려도 텐트가 들썩거리지는 않았다.

예전에 몇 번 자리를 잘못 잡은 탓에 텐트 팩 다 빠져서 잘밤에 고생한 적이 있는 나로서는 정말 다행이었다.

그렇게 잠을 설치고 일어나니 남아있는 먹거리는 500ml 물 하나와 라면 하나 남은 육포.

2박을 예정하고 온 나로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빠르게 짐을 정리하여 연화도로 이동하기로 했다.

나오던 길에 우도 선착장을 보니 낚시를 하는 꾼들이 보였다.

근처에 가보니 고등어 낚시를 하던데 넣으면 나온다. 다음에 오면 낚싯대 하나 가져와야 할 듯.

다시 걸어서 연화도로 도착했다. 아침 10시가 좀 넘었는데 어딜 가도 식당 연 곳이 없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연화 리조트 안의 어촌 식당에 어떤 여성 한분이 식사하는 것을 보고 들어갔다.

여사장님에게 식사 가능하냐고 물으니 피식 웃으시며 들어오라 신다.

여성 한 분이 식사하고 계셨는데 그분 때문에 나도 먹을 수 있는 거라며 고맙다고 하란다 ㅋㅋ

장사를 하려고 하신 게 아니고 볼일 보러 나가기 직전에 여성분이 혼자 놀러 오셨는데 배 시간까지

애매해서 식사하러 들어오라고 하셨다고 한다. 덕분에 나도 굴국밥 한 그릇 먹을 수 있었다.

배 시간이 1시반이란다.(난 12시인줄 알았다.) 배시간이 적혀있는 거랑 다르다고 하시며

갈데없으면 옆에 카페 열어둘 테니 거기 있으라고 하셨다. 정말 친절한 사장님.

담에 연화도 갈 일이 있으면 꼭 이 가게에 들러 매상 좀 올려드려야겠다.

그렇게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잔 하고 매표소 직원 올 때까지 기다리다 매표소에 가서 대기했다.

오후 1시 반 배를 타고 나와 궁금했던 통영항 앞에 서호 손짜장이라는 곳을 가봤다.

맛은 그냥 동네 중국집 맛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예약을 하고 온 커플을 봤는데...

겨울철이 아닐 때는 장사가 꽤나 잘되나 보다.

그렇게 배부르게 좋은 데이까지 혼자 한 명 다 마시고 나와 통영 터미널로 가서 버스 타고 남부터미널에

저녁 9시경 도착하여 노브랜드 버거 사서 집으로 출발.

노브랜드 버거 생각보다 맛있다.

버거킹 맛도 나고 맥도널드 맛도 난다.

 

혼자 가는 여행은 시간 여유가 있고 무언가 나를 돌아보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언제 또 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