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Ty™의 일본이야기/DirTy™의 일본생활기

11. 굿바이 일본

DirTy™ 2016. 11. 17. 14:18

굿바이 일본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잠시 서울로 돌아갔다가 일본으로 다시 돌아왔다.

사실 내가살던 사이타마현의 동네는 전혀 피해가 없는 지역이었다.

돌아왔을 때 이미 모든것이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우선 오사카에 있던 형님이 올라오기로 예정이 되어있었기 때문에 예정대로 계속 집을 알아보았다.

또 직장도 계속 알아보았다. 그 와중에 부모님은 계속 돌아오라는 소리를 반복하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하나 계속 고민을 했다. 결론은 결국 한국 귀국행이 되었다.

'한국으로 돌아가자. 이번이 아니면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을거다' 라는 생각이 들었서였다.

처음에 일본에 올때도 짧게 1~2년정도 경험하다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지내다보니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난것도 있었고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한살이라도 젊을 때 돌아가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판단을 했다. 나때문에 동경으로 오기로 한 오사카 형님에게는 정말 미안했지만 이런 천재지변으로 인해

돌아간다고 하니 형님께서도 딱히 불만을 표출하지는 않았다. 형님에게 내가 그동안의 거주지 후보지를 알려드렸고

나는 빠르게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였다. 돌아갈 생각을 굳힌뒤로는 뒤도안보고 빠르게 정리하였다.

물건같은것도 일본거주한국인카페에 올려서 팔생각도 안하였고 벤리야(업체)를 통해서 빠르게 정리했다.

업체를 통하니 나에게 떨어지는 돈은 거의 없었지만 정말 반나절 만에 집이 깔끔해졌다. 아무것도 없이...

4년이나 지냈던 일본생활을 돌이켜보니 참 허무맹랑하기 그지없었다.

요코하마에서 시작해서 군마로. 또 사이타마로 이사를 다니며 회사를 옮겼던 일, 집에 화재를 내어 소방서 경찰서에 갔던일,

오토바이를 도둑맞아 경찰서 갔던일 등의 일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지나갔다.

4년동안 남은건 뭔가? 생각해보니 외국에서의 생활, 약간의 저축한 돈, 일본 친구들, 일본에서 알게된 한국사람들.

다사다난 하진 않았지만 일본어는 그래도 제대로 배워간다는 생각만이 남을뿐 조금은 허망했다.

그렇게 아무것도 없는 집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고 다음날 지인들에게 돌아간다는 말을 남긴채 인천행 비행기를 탔다.

돌아가는 순간까지도 한국으로 귀국한다는 생각이 들질 않았다. 실감이 안났다.

한국에서 취업활동을 해야한다는 압박감 같은것도 전혀 없었다. 왠지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게 될 것만 같았다.

한국으로 돌아갈 때 남은 실업급여를 일본에가서 받기위해 외국인 등록증은 반납하지 않았다. 

이로인해 몇개월 간은 일본으로 가서 실업급여를 받아야 하니 일본에 갈 수 있는 여건은 남겨놓은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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